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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같은 봄을 지나고 있다.
"춥다."
확실히 바람이 차다. 그렇게 인지하고는 발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옮겼다. 왠지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속력이 붙어감에 따라 더 추워지는게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보았지만 그다지 의미없는 생각이라고 판단해 그 즉시 내다 버렸다. 지금은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하는 편이 낫다.
찌잉
작은 전자음이 규칙적으로 텅빈 길가를 메우고 있다. 무슨 소린가 하고 흘끗 둘러 보았는데 을씨년스럽게 켜져있는 가로등만이 내 눈에 보일 뿐, 그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들은걸까 하고 다시 빼냈던 이어폰을 끼우려는 찰나 재차 '찌잉'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보통이라면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너무 추웠던 날씨 탓일까. 어느곳에라도 정신을 돌리고 싶었던것 같다. 춥다는 생각의 고리를 끊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지만.
원인은 가로등이었다. 가로등이 슬슬 낡아감에 따라서 완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한채 밖으로 자신이 고장 났음을 알리는 경고음을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왠지 처지가 비슷한것 같아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의 몸이 고장났음을 알려주는 소리를 내는 가로등이 묘하게 부러웠다. 나는 이렇게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야. 어떤 의미로는 참 부러워.
그렇게 생각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찌잉- 찌잉- 하고 울리는 소리를 추운 봄의 안으로 우겨 넣은채 나는 따스한 봄으로 향했다. 이렇게 아프지만, 몸이 좋지 않지만 당신이 기다리는 따스한 봄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기다려 줘. 금방 갈게.
울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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