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반정도 자고 일어났다. 피곤해 죽겠지만 지금 안가면 안되니까 슬금슬금 일어났다. 짐은 어제 대충 다 싸뒀고, 나가야하는데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나가서 택시를 잡는데 두 대가 그냥 지나가려니 엄마가 나왔다. 같이 택시를 잡는데 겨우 한대 잡고 마두역으로 향했다. 4시 반쯤 됬는데, 역시 이것도 너무 빨랐다....(=“_”=;;;)
금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다. 짐 놓을자리도 심지어 앉을 자리도 없어서 못 앉아 갈뻔 했다. 다행히 승무원으로 보이시는 분이 자기 가방 자리를 치워주셔서 앉았다. 대신 내가 그 가방을 붙잡고 잠을 자야했지만.
생각보다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포켓 와이파이를 받으러 갔다.
직원 앞의 외국 남성이 무언가 한참 얘기하고 있길래 옆에서 여자 한분하고 계속 기다렸다. 이윽고 얘기가 끝나고 여자분 먼저 받고 그다음 내가 받았다. 의외로 사용법은 굉장히 간단했다. 그냥 켜고 연결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내 기기가 완전 충전이 안된 상태라서 충전을 한 후에 사용해 달라고 있다. 뭐 , 하루전날 신청해서 급히 기계를 공수하느라 그랬을것 같다. 그래도 4칸중 3칸정도였으니 나쁘진 않았다. 다들 추천하기에 얼만큼의 성능을 보여줄지 여행 전에는 의심반, 궁금함 반이었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단 몇가지의 단점이나 유의사항이 있다. 그건 마지막 날에 정리해서 쓰려고 한다.
와이파이를 받는 곳은 입국장인 1층이어서 내려갔다가 다시 출국장인 3층까지 올라갔다. 올라가고 나니 슬슬 제주항공에 줄을 서도 된다고 해서 줄을 서고 있자니 핸드폰이 안보이는 것이었다. 어디에 두고왔는지 곤란해 하고있었는데 내가 잠시 쉬면서 앉았던 의자에 뭔가 핸드폰 비슷한게 보이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짐을 잠깐 맡기고 다녀와도 됐겠지만, 그때는 패닉으로 머리가 굳어버리는 바람에 짐까지 다 들고 벤치로 향했다. 다행히 핸드폰은 무사히 잘 있었다. 다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줄을 기다려 표를 받았다.
출국 심사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국내선쪽 심사장이 아직 닫겨있어서 뭔가 이상함을 느껴 헤매다가 여기가 아닌걸 알고 바로 발걸음을 돌렸다.
줄을 서고 있는데 갓 대학생 된듯한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여기가 국제선 출국 심사장이 맞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대답해주자 어디에서 가도 똑같지요?하고 다시 되묻는다. 다시 또 대답해주었다. 뭔가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인 느낌이어서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디로 갔을까. (‘-` *)?
출국 심사줄은 언제나 길었지만, 내가 제법 빨리 서서 그런가 그리고 사람이 아직은 많이 들어오지 않아 그런가 금방 끝났다. 여전히 별거 없이 끝났음. 제주항공은 올해 2월까지 (2015년)는 셔틀트레인을 타고 가야하는 터미널에서 비행기가 출발했지만 이번에는 바로 공항과 연결된 게이트에서 출발했다. 어디 커피숍에 들어가 있을까 하다가 사람이 많아서 그만 뒀다. 대신 충전기가 있는 의자 근처에서 앉아 느긋하게 게임하고 충전했다. 앞에 있는 파스구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사서 배고픔을 조금 달랬다.
여행을 함께한 바나나씨
인천 공항에는 이런식으로 충전할 수있는 자리가 몇군데 있다.
입국 심사후 여유롭게 사진 찍기 (^ㅁ^)
이윽고 탑승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앉았다. 창가쪽 자리여서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옆자리 커플이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싫었다. 엄청 시끄러운데다가 심지어 자꾸 날 팔로 퍽퍽 쳐서 타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어폰을 끼고 잠들었다.
출발이다동!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방송으로 4월부터인가 제주항공은 나리타 3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고 방송을 얼핏 들었던것 같은데 내가 전에 내렸던 곳이 3터미널이라고 생각해 뭐가 바뀐건가 의아해 했는데 이 생각이 엄청 안이한 생각이었음을 출국장을 나온 후에 깨닫게 되었다. 전에 내렸던 곳하고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은 내리자마자 느껴졌다. 제법 한적한 터미널이라고 해야할까. 내려서 아까 비행기에서 귀찮아서 안쓴 입국 심사서를 작성했다. 직업을 영어로 쓰는게 귀찮아서 그냥 일본어로 회사원이라고 써버렸다. 다 쓰고나니 걸리는게 전화번호였는데 , 부킹닷컴에서 주는 전화번호는 국제적인 전화번호 표기법으로 되어있는 거라 어떻게 써야할지 헤매고 있자니 안내해주시는 분이 그냥 이거 쓰면 된다고해서 써버렸다.
입국 심사를 빠르게 마치고 세관신고서를 내고 출국장으로 나왔다. 2월달에 봤던 풍경이 아니었다. 뭔가 휑한 터미널에서 혼자 멍때리고 서있었다. 바닥에 보이는 2터미널로 향하는 안내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800미터라니.. 그래도 걷는 내내 일본어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어서 좋았다. 지금 딱히 기억나는건 없지만, 여행을 통하면 여러가지를 배우거나 느낄 수 있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지쳐서 떠난 여행이었기에 마음에 와 닿았다.
!!나리타에 도착!!
내리면 출국장의 모습이 보인다. 출발할때도 이쪽으로 간다.
언제나 정신없어보이는 공항의 도로
걷고 걸어서 겨우 도착한 나리타 2터널 입구
한참을 걷고나자, 익숙한 2터미널의 풍경이 보였다. 이제서야 그때 내렸을때 봤던 나리타 익스프레스 판매처라던가, 스카이라이너 판매기가 보였다. 아는 풍경이 보이는 안도감을 안고 전철 타는 곳으로 향했다. 내가 내릴 곳은 닛포리. 1030엔이었다. 패스를 뽑아 넣었다. 게이세이 쾌속 전철을 타고 닛포리로 향했다.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서 주변 풍경을 구경했다.
게이세이 전철 나리타 2공항역 간판
언제나 기운찬 바나나씨
근 1시간 정도 끝에 닛포리에 내렸다. 게이세이 전철은 우에노까지 가는데 이번에야 나는 닛포리가 거점이었으니 여기로 갔지만, 다른 곳을 가더라도 닛포리에서 내리는 것을 추천한다. 우에노는 역 자체도 넓고, 게이세이 전철에 JR까지의 거리가 길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우에노까지 가는건 몸을 혹사하고 싶다는 뜻일거다. 우에노가 거점이 아닌 이상은 닛포리에서 내려서 JR을 이용하자.
사람이 많은듯..적은듯한 닛포리역
닛포리역에서는 다양한 전철이 지나다니는 것을 다리 건너로 볼 수있다.
동쪽 게이트로 나오면 바로 보임.
닛포리 동쪽 게이트로 나오게 된다면, 오른쪽으로 꺾여서 막혀 보이는 길로 가면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나 엘레베이터가 있다.
그걸 타고 내려오면 닛포리 시내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참고로 나는 한참 헤맸다.
닛포리에서 내려서 동쪽 출구로 일단 나왔다. 비는 계속 내리고 길은 어딘지 모르겠어서 일단 지도를 봤더니 어디론가 가야한대서 위쪽으로 올라갔는데 표지판에 니시닛포리라고 적혀었다. 여기서 뭔가 이상함을 느껴 다시 되돌아서 아래쪽으로 가봤다. 건물에 막혀있는 기분이어서 위쪽으로 올라갔는데, 아래쪽에 엘레베이터가 있어서 타고 내려갔더니 마을이 보였다. 닛포리는 생각보다 아담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카페에서 코딩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한번도 못하고 돌아왔다. (눈물)
호텔을 찾는데도 꽤 힘들었는데 일단 비가 와서 우산을 계속 들어야해서 지도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나오자마자 길이 여러갈래로 흩어져있어서 찾는데 꽤 애먹을 것 같다. 잘 보고 들어가자. 전날 도착한 동생 팀은 근 한시간을 헤매서 니시닛포리까지 갔다고. (...)
모스버거에서 꺾어 들어가면 호텔 렁우드가 먼저 보이는데, 여기서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쭉 내려가면 호텔 마이스테이 닛포리가 보인다. 들어가자마자 직원에게 인사하고 부킹닷컴의 예약증을 보여줬다. 여권을 건네니 무언가 작성하라고 해서 시트를 봤더니 현재 주소와 이전 출발지와 다음 목적지를 적으라고해서 적잖이 당황했다. 이게 뭐지..하고 일단 영문주소부터 작성하고 있자니 직원이 영어로 말을 띄엄띄엄하는데 알아듣기가 너무 어려워서 일본어도 괜찮다고 했다. 그제서야 나도, 직원도 서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 출발지는 한국, 다음으로 한국으로 귀국하실거면 다음 목적지는 한국으로 적어도 된다고 한다. 작성해서 주고 마스터 카드로 결제를 부탁했다. 사실 마스터 카드로 결제가 될까 걱정했는데 무사히 결제되어 영수증까지 나왔다. (내 카드값)...
체크인 시간이 3시라고 써져있어서 짐을 맡겨도 괜찮겠냐고 묻자 바로 들어가도 좋다고 했다. 나로써는 더욱 더 다행인 일. 들어가서 짐을 얼른 풀었다. 풀고나니 대충 2시 반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피곤한 바나나씨
내가 묵은 객실이 세미더블이라 옷이 두벌 준비되어있었다.
근데 나 혼자 묵은게 함정.
창도 탁 트여있어서 좋았다.
동생이 라인으로 아키하바라에 언제 올거냐고 물어보기에 얼른 짐을 챙겨 나왔다.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어서 여전히 귀찮았다. 닛포리에서 아키하바라까지는 10분 남짓 걸려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다.
닛포리의 거리
찍고 나니 꽤 으스스하게 찍혔다.
아키하바라 지하철엔 이런 광고 포스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히나비타...ㅠ
아키하바라 전철역에서 조금 나오면 보이는 요도바시 카메라.
엄청나게 크다
예전에 건물 공사중일때 왔었는데 어느새 거의다 지어져 있었다.
애니메이션, 게임, 전자 관련해서는 여기 오면 지갑 털리기 쉽다 (-_-;)
아키하바라의 타이토 스테이션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해서 동생 일행을 찾으러 갔다. 타이토스테이션에는 비트스트림이 한대여서 둘이 대기하면서 하고 있길래, 도쿄 레져랜드에는 비트스트림이 더 많다고 이야기 해 그리로 가자고 꼬셨다. 그전에 나는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먼저 밥을 먹으러가자고 했다.
전에 먹었던 오야꼬동이 맛있어서 그리로 갔더니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서인가 준비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대충 연 가게에서 우동을 먹기로 했다. 자동 판매기에서 티켓을 뽑고 주문내용을 건네준다음 자리에 앉아있으면 알아서 가져다 준다. (아마도 다른 가게들도 그런식으로 티켓을 판매하는 곳이면 비슷하게 주문하면 될 것이다.)
따뜻한걸 먹고싶었는데 잘못 골라서 차가운 우동을 골랐다. 냉이 앞에 들어가는 음식들은 실패한 기억밖에 없어서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일단 계란이 비리지 않다는게 최고의 장점.
냉우동!
맛있게 우동을 먹고 도쿄 레져런드 1호점으로 향했다. 전에 갔을때는 4대 뿐이었는데 지금은 (2015년 6월 기준) 비트스트림이 6대로 늘어있었다. A라인 B라인으로 나눠져있으나 발밑의 화살표를 따라 줄을 서있다가 자리가 비면 들어가서 하면 된다.
쭉 비트스트림을 하다가 어느새 시간이 5시가 다되어가서, 긴자에 가고싶은 곳이 있다고 하기에 나도 딱히 스케쥴이 없었던 터라 함께 긴자로 향했다.
긴자는 긴자선이라던가 히비야선, 마루노우치선으로도 접근할 수 있지만, JR유우라쿠쵸(有楽町)역에서도 걸어서 갈 수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긴자의 itoya. 각 층마다 다양한 테마로 문구류나 인테리어 물품을 파는 곳이었다. 유우라쿠쵸에서 내려오면 긴자선쪽으로 가는길이 있길래 이쪽이 통로인가 싶어 쭉 걸었는데, 그날따라 비가 와서 날이 습하고 사람이 많아서 안에서 걷다가 죽는줄 알았다. 심지어 긴자잇쵸메 쪽에 있는 이토야까지 가려고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고쵸메. 생각보다 꽤 걸어야했다. 그러나 딱히 따로 갈 방법이 보이지 않고 차도 꽤 막히는 터라, 그냥 계속 걸었다. 안이 너무 더워서, 밖으로 나오니까 비는 와서 귀찮았지만 제법 날은 선선했다. 사람들을 따라 쭉 걷자니 정말 도심이라는 느낌이 드는 거리가 쭉 보였다. 뭔가 긴자만큼은 도쿄답지 않고 약간 사진속에서 봤던 뉴욕같은 이미지였달까? 일본안의 뉴욕같은 느낌이었다.
아마도 유우라쿠쵸에서 내려서 찍은 것 같...다?
긴자로 걸어가는 길
긴자의 거리 사진.
공중전화 박스가 이쁘게 생겼다.
독특한 모양의 시계
이런 대 도시 한복판에 크레인이 있는게 묘하게 어울리는듯 부자연 스러웠다.
저 멀리 보이는 이토야의 클립
타마쿠지
걷고 있자니 커다란 빨간 클립이 보였다. 이토야의 마크 같은 느낌의 빨간 클립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 들어갔다.
이토야는 총 12층까지 있는 큰 건물로 1층부터 9층까지는 에스컬레이터로 한층씩 보면서 올라갈수 있다. 10층은 스태프 전용층이라 접근이 불가능하고 11층은 비지니스층, 12층은 라운지 까페가 있다. 원래 계획은 밑에서부터 올라가면서 보고 12층 라운지 까페에서 운치있게 커피를 마신다는 계획이었지만 그런 계획은 지금 우리의 몸상태가 엄청나게 지쳐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세웠던 바보같은 계획이었다. 물론 이토야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깔끔해서 1층에 들어서자마자 정말 몸상태를 잊을정도였지만 9층쯤 가니까 정말 피곤해서 바로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왔다.
긴자 어딘가에서 뭘 먹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몸을 움직이는것 조차 너무 힘들었기때문에 닛포리로 빠르게 돌아가기로 결정. 마루노우치선을 타고 도쿄에서 닛포리로 갈아타기로 했다. 마루노우치선까지도 대략 300m정도를 걸어야했는데, 너무 지쳐서 자판기에서 레몬 음료를 하나씩 뽑아 마셨다. 이 음료가 얼마나 단비같던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겨우겨우 닛포리에서 내려 걸었더니 오후 8시 조금 넘었다. 비척 비척 걸어오다가 인도카레를 먹을까 뭘 먹을까 하다가 도중에 있는 모스 버거에 들어갔다. 본가의 모스버거는 어떨까 궁금해서 들어갔다. 데리야키치킨버거와 플레인치즈?등 세가지를 시켰는데 외견으로 보기에는 작은데 비해서 양이 제법 괜찮았다.
닛포리의 밤거리
거리 사진 찍는게 참 좋다.
개인용으로 쓸거라고 했는데, 정성스럽게 담아줘서 좀 놀랐다.
이토야에서 산 물병. 여행 마지막 날까지 정말 잘 썼다.
게임센터에서 뽑은 카드들 (:3ㄱㄴ)_
hina는 라탄님에게 받았다.
셋이서 먹고 난후 패밀리 마트에가서 호로요이랑 과자 등등을 샀다. 둘은 다른 호텔이었기 때문에, 교차로쪽에서 헤어져서 나는 혼자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과자등등 정리하고 샤워하려니 몸상태가 안좋은 원인을 알게 되었다. (...)
잠시 자리를 만들어서 쓰자면 일본의 생리용품은 정말 괜찮았다. (...) 몰랐는데 꽤 유명하다고. 기회가 되면 써보실분은 써봐도 좋을지도 :)
체력을 엄청나게 빨리고 난 나머지 샤워 후 짐 정리를 대충 하고, 그날 쓴 지출 내역만 정리한다음 바로 뻗어서 잠들었다.